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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프로젝트 마무리

by 브라보Bravo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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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면 나도 커피숍을 차리고 싶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이란.. 맹목적이다.

 

구정을 쉬고 하루 휴무를 내어, 집 근처 커피숍에 앉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익숙한 집에서는 집중이 그리 안되더니, 처음 간 낯선 장소에서 최대한 익명성을 즐기며, 추운 이 날씨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 시키고 1시간정도 있을 생각으로 앉아있습니다.

 

 

 

평일 낮이라 저를 포함하여 손님은 2명밖에 없네요. 로컬 커피숍 치고는 조금 넓고 직원이 2명 있는데

이 손님규모로 운영이 될까 살짝 걱정도 됩니다.

 

장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니,

언제 회전률이 높은지 모르지요, 경험이 없는 분야에선 근거없는 추측만 할 뿐입니다.

 

이제 회사일을 이야기해볼까요.

 

 

장장 1년이 된 프로젝트 드디어 마무리단계로.

 

 

 

 

원래 10개월짜리 프로젝트였는데, 내부 이슈로 계속 오픈날짜가 연기되더니 드디어 시스템을 1월에 오픈 하게 되었습니다. 오픈한다고 바로 끝나는건 아니고, 1개월정도의 Hypercare라는 단계를 거치고 끝닙니다.

하지만 오픈이 됐다는 것은 아주 상징적인 프로젝트 목표 달성 마일스톤입니다

 

 

제가 담당한 프로젝트는 고객에게 오픈되는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 도입 프로젝트로 글로벌 메인 시스템만 약 25여개이상이 붙어있습니다. 사실 제가 20여개를 모두 관리하는건 아니고 대부분 글로벌 솔루션이고 일부 로컬 시스템이 붙어있는 구조라 제 메인 역할은 로컬 시스템 인터그레이션(통합)을 위해 로컬 테크인력을 관리하고 글로벌 프로젝트 매니저들과 전체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같이 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제 커리어상에서도 제일 큰 규모이고, 이 건으로 인해 유사 형태의 프로젝트를 다른 마켓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롭네요

 

 

실무를 공유하자면,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는 무엇을 하는가?

 

 

오픈 후 1달정도는 Hypercare 기간을 가진다.

 

Hypercare 기간동안 Daily Report, Daily catch-up을 통해 장애, 문의 응대 현황을 리뷰한다.

이때 각 담당자들은 적어도 1명 Daily catch-up을 통해 응대를 해야한다.

사실, 이상적으로는 그렇긴 한데 자기 담당 장애 티켓이 없다면 미팅에 안 들어올때도 많다.

보통은 장애 응대 매니저가 대표로 지정되어, 그 매니저가 각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하게된다.

솔직히 이 응대 매니저가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 모우는게 진짜 어렵다

특히 이 매니저가 외부 업체 인력이라면 사실 미팅 셋업과 레포트작성, 티켓을 담당자에게 할당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각 담당팀들이 진짜 오너십을 갖고 응대를 해줘야 장시간 팬딩되지 않는다.

 

 

Hypercare 기간이 거의 끝나갈 때쯤,

마지막 남은 장애 티켓과 일반적이지 않은 케이스를 운영팀에게 넘기는 준비를 한다.

최초 시스템도입 국가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N번째 도입 프로젝트이므로 이미 글로벌은 관련된 Know-how가 있다.

단 마켓별로 다르게 도입된 로컬 시스템에 대한 대응은 별도 운영 문서로 만들어서 Handover 해줘야되므로, 이런 문서는 사전 준비를 해주고, 그외 장애 대응시 일반적이지 않은 케이스는 문서로 만들어서 같이 Handover한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외국계 회사는 보통 중앙 운영서비스 팀이 존재한다. 마켓을 지역별로 모아서 관리하며 (규모의 경제), 아시아권, 유럽권, 남미권 등등으로 나눈다.

한국은 아시아권이라, 이미 존재하는 운영 서비스 팀이 있는데 이 팀이 프로젝트 팀을 통해 운영업무를 Handover 받고 sign off를 한다.

 

 

프로젝트 멤버들끼리 모여서 축하파티

 

이번 프로젝트 마무리 후 축하 파티는 3번 했는데, IT 프로젝트 팀끼리 1번, 한국 프로젝트(비지니스를 포함)팀끼리 1번, 글로벌 프로젝트 팀끼리 1번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딱 1번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버츄얼원격으로 진행했다.

오프라인은 별거 없이, 간단한 다과와 음료수를 준비하고 서로 사진 찍느라 바빴고,

온라인은 대략 30분 - 1시간 사이로 진행하고 오후 5시-6시 (글로벌은 아침시간대)에 자기가 마시고 싶은 음료수 (맥주여도 괜춘!)와 간식을 가지고 모여서 간단한 퀴즈와 서로 소감을 이야기하고 수다를 즐기고 끝났다.

 

 

회사 인트라넷에 축하 메세지 남기기

인트라넷에는 여러공간들이 있으니 글로벌 프로젝트 매니저, 로컬 프로젝트 매니저, 각 솔루션 담당자들 모두 자기들이 원하면 중복적으로 프로젝트 축하 메세지를 날릴 수 있다.

나 역시 APAC IT 아시아 공통 인트라넷에 프로젝트 축하 메세지와 특히 APAC내부 프로젝트 팀에게 Speacial thank you를 날렸다. 글로벌 담당자까지 모두 넣기에는 너무 많아서, 생략을 하고 생략을 해서 미안하다 라고 멘트를 남겼다.

내부 프로젝트 팀외, CC로는 이 성과에 대해 알리고 싶은 상위 레벨 사람들을 추가했는데 예를 들면 글로벌 마켓 CIO라든지.. APAC CIO같은 사람들. - 모두 나를 알고 내 조직을 관리하는 상위 관리자들이다. (평가 잘 주세요)

 

회사 사람중 한명은 그외 글로벌 본사 CIO도 포함하라고 하는데, 글쎄 글로벌 프로젝트 팀 이름도 못 넣었는데 그건 좀 아닌거 같아서 나는 생략하였다. (실제 나를 알지도 못한다)

 

메세지를 보통

"와 솔루션 오픈이 X/xx에 되어 이 기쁜 소식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이 프로젝트는 언제부터 시작해서 장장 1년이 걸려 글로벌, 로컬 팀들이 모두 합심해서 이룬 결과이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역시 원팀으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만들어 결국 해냈다. 이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우리는 고객에게 아주 놀라운 고객 경험을 줄 수 있고 회사 목표인 매출 상승에 기여하고 ... 블라블라.."

솔직히 스스로를 세뇌시켜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메세지를 작성하게 된다.

 

방식은 캐쥬얼적이지만, 이 메세지의 목적은 결코 캐쥬얼이 아니다.

결국 이 메세지가 주고자 하는 목표는,

- 진짜 고생해서 이 프로젝트 완수했다. 당신을 이 프로젝트 결과를 알아야되며 나의 성과는 올해 좋아야한다.

- 이 프로젝트에 고생한 우리 팀 사람들이 A,B,C,D,E ...이렇게 있다. 이 프로젝트 하면서 진짜 고생했으니 같이 챙겨줘야한다.

- 글로벌 솔루션 산하로 들어가서 회사 목표 완수 (그 목표는 당신의 목표이기도 하다)에 기여했으니 너도 이걸 당신의 목표 완수에 넣어라.

- 당신이 이걸 봤다면 빨리 THank you note를 쓰고 사람들을 격려해라. 적어도 Like 버튼이라도 눌러라.

 

주니어시절땐, 이런걸 왜 해야되는지 몰랐는데

이젠 알겠다.

 

이때 아니면 못 알린다. 회사에 기여한 성과를 최대한 포장하고 상대의 기억에 남겨라.

(어짜피 자세한건 기억 다 못하고 까먹는다)

 

 

프로젝트 마무리 보고서 작성 / 임원 최종 보고/ Lessons Learned 작성

 

프로젝트 마무리 보고서는 글로벌 프로젝트 매니저가 전부 작성해서 내가 기여하는 부분이 적었다. 일부 마켓 비지니스 프로젝트 매니저가 실제 비지니스 케이스를 제공하면서 레포트를 마무리되고, 레포트를 최대한 간단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내용을 줄이고 줄인다.

 

보고 자체는 40분 임원 정기 미팅을 통해 간략히 보고하고, 결국 "수고했습니다" 한마디를 듣고 격려 받으면 미팅은 끝난다. 보고 내용을 어찌 담을지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마음이나, 현재 다니는 회사는 부정적인 멘트는 거의 넣지 않는다.

사실 마켓 입장에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정리되지 않은 개발건들이 산재되어있지만,

프로젝트 매니저 입장으로서는, 오픈된 프로젝트는 오픈만으로 우선 마무리가 되고 기존 남은 개발건도 향후 추가되는 Demand 요구사항으로 인식하고 프로젝트와는 별개 사이클로 진행된다고 보고서에 정리하는 편이다.

임원들은 이 프로젝트 말고도 수백개의 프로젝트를 업데이트 받아야되니, 사실.. 굳이 실무선에서 알아서 어짜피 해결한 문제를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임원의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한 건 외에는 굳이 부정적인 내용을 넣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진짜 임원의 성향에 따라 보고 스타일은 다른것 같다. 내 조직의 상위 임원은 보고서가 두리뭉실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지만, 글로벌 프로젝트 팀에서는 여전히 그 보고서 형식을 고수했다. 막상 글로벌 임원 보고때는 상세한 내용이 필요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

 

 

 

 

내 경우에는 APAC Team Knowledage Transfer (일명 KT) 를 위해 Lessons Learned문서를 별도 작성했다.

이 문서는 생각보다 인기가 많았는데 이후 일본팀, 홍콩팀, 인도네시아팀등 향후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IT팀들에게 KT세션을 진행했다.

 

또한 글로벌 프로젝트 팀에게도 특정 슬라이드를 보여주면서 "글로벌 프로젝트 팀은 아주 강력하고 잘 조직화된 프로젝트 관리법을 가지고 있다" 라는 글로벌을 칭찬하는 부분을 강조해서 마켓 프로젝트시 우리는 이렇게 이해하고 기대하고 있으니 너희가 더 잘해야된다 라는 인상을 남겼다.

 

 

 
인상에 남긴 남았니?

 

 

 

 

 

 

 

 

실무는 여기서 정리하고.

 

조금은 허무하다.

 

프로젝트 러닝하는 동안은, 사실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 즐거워서, 동료들과 논의하고,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지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많이 허무합니다.

 

도입된 솔루션은 비지니스 팀에게, 운영팀에게 넘어가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내가 그 솔루션을 상세하게 들여다 볼 시간도 없고요.

그러다보니 그 솔루션의 실제 전문가는 결국 비지니스와 관련 운영팀이 되지요.

 

 

프로젝트 마무리 때는 내손에 떠나는 솔루션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역시 '회사일은 회사일이야'. 회사 것이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한번 더 느끼고.

 

그러나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의 경험은 오로지 내것입니다. 그 부분에 의의를 두어야 본인 정신 건강에도 좋습니다.

 

 

 

끝이 있으면 다시 시작도 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회사는 인력을 절대 놀리고 싶지 않아 하니, 새로운 일이 또 떨어집니다.

 

 

 

 

중간에 쉬는 기간이 있다면 제일 좋지만, 안 그렇다 해도 괜찮습니다.

프로젝트 중간에 쉬면 되지요.

 

항상 모든 일에는 끝이 있고 또 새로운 시작이 있다. 그러나 그 시작이 쉽고 즐거우려면 그 전 마무리를 잘 해야합니다.

왜냐면 일을 같이 했던 동료들이 계속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죠. 회사 평판은 무시 못합니다.

 

;-)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자기 자신을 너무 갈아먹지 않도록 멘탈 강화도 할 수 있도록 일에 임해용.

 

 
윌급, 상여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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