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의 경험에 의한 일반화이므로, 모든 외국계 회사가 이렇지는 않다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우선 먼저,
나는 HR 소속이 아니므로 각 채용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의 디테일은 모른다.
그러나 10년 이상의 외국게 회사 경험으로 HR팀 담당자에게 직접 들은 내용과, 우리 팀, 즉 IT팀 인턴이 어떻게 들어와서 팀과 같이 일을 했는지 경험을 공유해보려 한다.
인턴 선발 과정
경력직과 인턴의 채용과정은 큰 차이가 있다.
첫째, 인턴은 기술할 수 있는 경력이 없거나, 또는 인턴 경험정도를 기술하므로 '이력서'에 '자기소개서'와 일명 스펙이라 부르는 외국어 능력, 해외 연수, 학점, 기타 수상 경력 등으로 자신을 포장하게 된다.
IT팀 인턴 이력서를 보면, 확실히 외국계 회사에 지원하는 대졸 예정자나, 혹 다른 회사 인턴 후 취직을 알아보고 있는 구직자들의 스펙은 현재 경력직으로 근무하는 직원들보다 평균적으로 고 스펙으로 보인다.
해외 교환 학생 6개월은 기본이고, 영어도 900점 이상이 즐비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튀어 보이려면 종이 이력서 만으로는 한계가 있긴 했다.
결국 동영상으로 자기소개를 어필하는 어린 친구들이 눈길이 더 가고, 가상 면접처럼 그들의 자기 소개서를 먼저 들어볼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소개 동영상이 잘 꾸며져 있는 후보들을 보면 확실히 눈 도장을 찍기는 한다.
우리팀에 들어온 막내 인턴 (이후 정직원이 되었다) 은, 자기 소개 동영상에 기본 자막을 영어를 집어넣었고 한글로 스피치 하다가, 중간에 자신의 영어 실력을 보이기 위해 영어로 스피치를 하였다.
더욱이 가만히 앉아서 말만 했던게 아니라, 여러 장소에서 동영상을 찍고 이를 합쳐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표현하였다. 영상 자체는 3분 미만으로 구성 되었고, 그의 활발한 에너지를 영상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또 다른 인턴은 (이 직원은 정직원으로 되진 않았다) 자기 동영상을 오직 영어로만 스피치 하였고 한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이야기를 했는데, 말하는 컨텐츠가 자신이 살아왔던 환경과 자신의 신조를 진솔하게 이야기를 하여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이 정말 빛나보이게 표현을 하여 인상적이였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자기 소개 동영상은 분명 플러스가 된다. 자기 자신을 과대 포장하기 않고 진솔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영상이면 좋다. 영상에서 본 사람과 실제 면접으로 본 사람이 달랐을 때 당황스러움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인턴은 면접 시 그룹 면접을 볼 가능성이 크다.
내가 경력직이 되면서 좋았던 점은, 이런 그룹 면접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브라보!
그룹 면접과 토의는 면접자에게는 각 후보들을 한번에 비교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만, 구직자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간다. 그룹 면접에서 자기 자신을 내세우는 것외에, 다른 사람들과 협업을 하고 리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 또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셋째, 급여는 회사가 정해주는 최저임금제로 시작한다.
경력직 채용은 최종 면접 합격이 되면 HR팀과 급여 관련 논의와, 최종 연봉 사인을 하게 되는데 인턴은 이미 정해진 최저임금제 또는 이 보다 아주 조금 나은 수준의 급여 + 직원구매 같은 회사의 일부 복리후생 혜택을 받게 된다.
인턴이 들어와서 하는 일들
가장 최근 봤던 인턴 제도는 1년 반전인데 (이후 회사가 인턴 공고를 하지 않았다), 당시 12명 남짓 되는 인턴들이 들어와 각 부서로 쪼개져 편성되었다. IT팀은 2명이 들어왔는데, 이미 들어올 때부터 IT부서로 들어오길 희망했던 인력으로, 아마 다른 부서도 모두 희망하는 부서를 미리 받고 부서 별로 그 인력수를 감안하여 인턴 최종 합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가장 먼저 HR팀이 주선을 한 각 대표팀의 회사 소개 교육을 받게 되는데, 소위 말하면 '우리 회사 진짜 이런점이 너무 좋아요' 라는 각 부서의 자랑과 대표 업무 영역을 듣게 된다.
보통 이 세션을 하는 사람들은 각 팀의 Director급들이 진행하는데, 내가 잠시 참관했을 때는 눈이 너무 반짝반짝 거리는 친구들, 젊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질문도 하고 활발한 에너지들을 보였다. (젊은 기운은 역시 좋은 것이다)
교육 사이클이 1-2주 진행되면, 본격적으로 각 부서의 업무를 맛볼 수 있는데, 그와 더불어 같이 입사한 인턴들과 그룹 미션을 같이 진행하게 된다.
보통 주제는 '회사의 신사업', '현재 회사의 문제점 분석', '기타 좋은 제안' 등으로 구성되는데 젊은 시선으로 현재 회사의 개선사항을 뽑아내고 싶은 회사의 니즈가 반영된 거라 본다.
솔직히 말하면, 이 때 기수의 인턴 제안은 결과적으로는 딱 1건 빼고는 수용되거나, 인사이트가 있지는 않았다. 딱 1건이 재무 프로세스 적으로 불편한점을 개선하는 방법을 제안했었는데 현실적이였고 어렵지 않아 수용되었다.
재미있었던 기억은, 한 인턴 그룹이 현재 회사의 온라인몰에 대해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고객 시선으로 바라보던 것들이라, 우리 사이트에 대해 이런점이 문제라고 보는구나 라는 일반인들의 시점으로 한번 더 생각할 수는 있었고, 더불어 사실 그걸 못하는 이유는 시스템 아키텍쳐 적으로 이유가 있어서, 그 세부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사실 도움이 그닥 되지는 않는 내용이였다. (실제로, 당시 IT director는 그 보고 내용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룹 미션에 대한 팁.
회사의 세부적인 상황은 인턴보다, 당연히 내부자들이 휠씬 잘 알기 때문에 '회사의 문제점 및 개선사항 제안'을 할 경우에는 1차 자료를 만든 후, 내부자들의 피드백을 사전에 구하고 자료를 좀 더 현실적으로 업데이트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자신의 멘토로 지정된 사람외, 다른 부서의 피드백이 필요하다 판단된 될 경우, 멘토로 지정된 사람에게 다른 부서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청하거나, HR 채용 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보면 좋은 인상과 함께 자신이 소속된 팀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람을 연결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그 자료의 퀼리티보다는,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기존 실무자의 의견까지 잘 반영된 자료라면 그 인턴이 얼마나 이뻐보이겠는가?
회사의 왠만한 문제들은 이미 내부자들이 다 알고 한번쯤 고심해본 내용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런 그룹 미션 외에도 IT팀 인턴들은 자신이 속한 팀장이 낸 개별 미션을 수행했는데, 예를 들면 팀의 공유 폴더를 정리하거나 팀의 공유 사이트를 좀 더 개선하는 것, 기존 데이터 템플릿을 개선하는 것등, 대세적으로 인턴이 해도 큰 문제가 없는 작은 일들을 하는 등 3-6개월 정도 인턴을 수행하게 된다. 3개월이 지나면, 조금 더 큰 업무를 할 수 있는데 그건 인턴의 상황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보인다. 실제 인턴 1명은 3개월부터 실 업무에 투입이 되어 일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정직원으로 전환하였다.
그외 회사 연례 이벤트 (운동회, 송년회 등)에 인턴을 준비 주체자로 구성하여 새롭게 꾸미는 미션을 주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막내니까 니가 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회사가 이벤트 비용을 넉넉히 준비해준다면, 각종 이벤트 부스와 행사업체를 고용해보는 경험도 해볼 수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
당시 들어온 12명 중 2명은 정직원, 3명은 계약직으로 전환이 되었다. 정직원 2명 중 1명이 우리 팀이였는데, 그 인턴은 3개월부터 실무에 본격 투입이 되고 일 처리도 잘 했기 때문에 정직원 전환 시, 급여도 좋게 측정 받을 수 있도록 소속팀 팀장이 좋은 피드백을 HR팀에 넣었다. (이 팀장은 외국인이다)
이 인턴을 제외하면, 다른 정직원으로 전환된 1명은 마케팅 부서였고 그외는 재무, 영업부서로 구성되어있었다.
계약직은 보통, 육아휴직등으로 장기 휴직의 경우 6개월, 12개월등 단기 계약 포지션에 들어갔다. 실제 이 사람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희박하고, 새로운 정규직 포지션이 생겼을 때 지원을 통해서 전환이 가능하다.
따라서, 실제 정규직 전환은 12명 중 2명으로 보고, 15%남짓 되는 것으로 보이며 높지는 않은 편이다.
그나마 인턴 채용 자체가 사라진 요즘, 구직 중인 젊은 친구들에게 힘든 시기임은 분명하다.
인턴이 다시 들어와 회사에 좋은 에너지를 주면 좋겠다.
'외국계회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조조정 이야기 (0) | 2021.06.05 |
---|---|
인도인 직장동료 이야기 (0) | 2021.04.18 |
[다른회사이야기] 아마존쇼핑 한국진출 (0) | 2021.02.21 |
[다른회사이야기] 아마존 회사 새로운 CEO 앤디 재시 (0) | 2021.02.21 |
외국계회사 상위 매니져 경험담 (0) | 2021.0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