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의 경험에 의한 일반화이므로, 모든 외국계 회사가 이렇지는 않다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외국계 회사를 다닌다고 하면, 일부 지인들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
"영어 잘하나봐?"
"아닌데?"
"그럼 어떻게 취직했냐?"
이런 선입견을 나도 몇년 전 가졌기에, 경험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영어를 반드시 잘 하지 않아도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이 가능하다.
소속된 IT팀 부서뿐 아니라, 다른 팀을 보아도 그런 현상이 보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근거가 있다고 본다. 서로의 이해를 통일 시키기 위해 영어 실력의 기준은 다음으로 정의한다.
-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 실력 : 해외어학연수 또는 해외 소재 대학을 다녀오는 등 모국어가 영어인 사람이 봐도 화려한 발음과 문장 구사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별 생각없이 자유롭게 리스닝과 스피킹이 가능한 단계
- 비지니스 영어 실력 : 자신의 업무 영역외,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만나더라도 대부분 문제 해결이 가능하며 다양한 단어 조합을 통한 문장 구사가 가능하며 업무를 할 때 큰 무리가 없는 경우. 발음이 다소 나쁠 수 있고, 콩글리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잘못 된 이해를 바로 고쳐나갈 수 있는 실력
- 비지니스 영어보다, 조금 낮지만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 : 익숙한 상황에서 자주 쓰는 문장 사용이 가능하며, 상대방이 조금 배려해준다면 여러 어휘를 테스트해볼 수 있고 영어를 커뮤니케이션 툴로서 제법 오랫동안 대화가 가능함.
- 거의 영어스피킹을 못함 : 한국 필수 교육 상 중 & 고등학교 때 영어를 배우므로 ABC 및 간단한 문법에 대해 이해를 하지만 외국인과의 경험이 거의 없고 그들과의 스피킹을 거의 못하는 단계 (영어에 관심이 없고, 관련도 없는 많은 한국인들이 이 단계에 속한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서
"비지니스 영어보다, 조금 낮지만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외국계 회사 취직이나 이직이 가능할까?
이야기를 풀기 앞서,
일반 직장인들이 이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합리적으로 "가능하다" 생각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 질문을 받아도,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영어로 가능하다" 라는 전제는 강력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런말도 할 것이다
"그런데 어렵지 않을까?"
"업무 경험이 많아야 될 것 같아"
맞는 말이다. 영어 실력이 다소 떨어져도 외국계 회사 취직이 가능하려면 다음 전제조건이 수반된다.
- 영어 실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영어를 늘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고 실제 영어 실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한다.
- 마음가짐&인성이 좋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 자기 업무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한국어로 일할때 전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 기본적인 영어 문장 구성은 가능하고, 구글 번역기를 통해 문장을 응용하여 만드는 것이 가능하므로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으로 자기가 원하는 바를 작성할 수 있다.
외국계 회사는 경력직을 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에, 업무경험이 첫번째로 중요하다. 더욱이 IT는 특정 용어들이 이미 영어인지라 용어별로 단어 나열 후 문장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해도 엔지니어들간 얼추 대화가 통하는 편이다. 비단 IT팀 뿐 아니라 파이넨스 및 타 부서를 살펴봐도,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으로만 할 경우에는 업무의 큰 흐름에는 지장이 없다.
보고용으로 파워포인트를 만들때 좀 괴로울 수 있지만 구글 번역기가 그들의 친구로 자리매김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대학 졸업예정자로 해외교환학생도 6개월 다녀왔고 토익 900점, OPIC IH급 이상으로 점수를 땄다. 열심히 이력서를 준비했고 자기 매력을 어필하는 프로필 동영상도 찍어 원하는 외국계 회사의 인턴프로그램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이미 같이 들어온 많은 동기들이 자신과 영어실력이 비슷하고, 심지어 네이티브 수준도 있다. 8명 남짓 들어온 인턴중 단 2명만 6개월 뒤 정직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6개월 후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가거나, 운이 좋아 2명은 계약직으로 그 회사에서 남을 수 있었다
외국계 회사마다 인턴쉽 프로그램이 존재하여 최소 1-6개월정도 근무 연수를 시켜주는 제도가 있다. 완전 신입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업무를 잘 할거라는 기대감보다는 회사 평판을 올리는 수단으로 첫째 사용하고, 검증된 인력으로 정직원 전환을 하겠다는 이유가 둘째로 존재한다. 이런 인력들은 이미 후보자들이 영어를 대다수 잘하고, 그 중에 걸려져서 나온 인재기 때문에 새로 들어오는 신입들은 거의 90% 이상 영어를 잘 한다.
처음 들어왔을때 1년은 고생스러울 수 있지만 이후 2년차부터, 5년이상 된 기성인력들과 업무 영역의 차이가 크지 않고 심지어 기회가 좋다면 더 일찍 승진 할 수도 있다. 신입이 들어온 후 회사에 오래 남게 된다면 영어를 결국 잘 하는 직원들로 회사인력이 스위칭 되고 대다수가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겠지만, 희안하게도 신입들은 일정 경력을 쌓으면 다른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 한다. 따라서, 결국 영어 실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경험이 많은 경력자가 들어오거나 기존 인력의 비율이 회사에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보자.
당신이 외국계회사에 다소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입사를 했지만 속해있는 부서에서 맡은 소임을 잘 처리하고 있다, 입사한지 4년이 됐지만 아직 승진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담당 업무를 잘 처리하고 있건만,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승진이 되지 않는거라며, 자기보다 경력이 짧은 해외대학 소재 젊은인력들을 시기도 해보고, 영어우월주의라며 외국계 회사는 역시 실력위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 여기서 실제 진실은 무엇일까? 회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설은 다음과 같다.
- 현재 직급보다 확장된 업무영역를 맡지 않는 한, 앞으로도 승진할 수 없다.
- 확장된 업무영역은 상위 담당자로서 더 넓은 부서 관리 범위 및 사람관리가 대표적인데, 팀원은 반드시 한국인이 아닐 수있다. 따라서 외국인과 업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 피플매니져를 선호한다. 영어를 못해서라기 보다, 경험 부족이 1차 이유가 되고, 영어를 못함으로서 그런 경험을 가지기가 처음부터 힘들 수 있다.
- 현재 직급에서 일을 잘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그 일에서 성과를 탁월하게 보인다면 그건 보너스를 추가로 받아야 되는 것이지 승진의 대상이 아니다.
더보기단, Specialist 와 Senior Specialist가 구분되어있는 회사라면, 이 직급간의 승진은 업무 성과만으로 가능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는 Senior Specialist가 대다수이며 Specialist는 인턴쉽을 맞치고 갓 들어온 직원이 이 직급이라 할 수 있다.
외국계회사는 연차가 찬다고 해서, 승진이 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업무가 확장되면 승진이 되기 때문에 조직이 한번 크게 바뀔 때 또는 큰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을 때 승진이 가능한 포지션이 오픈된다. 이 때 지원해서 자리를 확정받지 않으면 앞으로도 정기 승진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승진을 위해서 좋은 영어 실력은 필요할까?
생각해보자, 여러분이 승진을 해서 글로벌 여러 부서장들과 수시로 미팅을 하고, 자기 팀의 성과를 보고하고 전체적인 회사 전략을 듣고 자기 팀에게 전달하고 팀원들에게 공동의 목표를 심어줘야 되는데,
영어 리스닝, 스피킹 실력 없이 이 모든 업무가 가능할까? 어느정도 부족한 영어실력을 이메일로 메꾸고, 계속 "Pardon, Sorry"를 해서 여러번 반복해서 상대방이 설명하는 것은 Peer Level 정도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상위 매니저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한 두번이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외국계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커리어적으로도 발전하려면 영어는 결국 필수다.
만약 돈을 벌기 위한 좋은 환경으로만 인식하고, 장기적인 커리어 발전에 관심이 없고 출퇴근만 해도 된다면 영어를 반드시 잘 할 필요는 없다. 중/단기적으로는 회사가 당신에게 여전히 좋은 대우를 해줄 것이다.
Life is C between B and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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